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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저검사-실명예방 가능한데도 국민 인식 크게 낮아

 

 

안저검사 시행모습


[부산=일요신문]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비율 상승이 상당히 위협적이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15.7%이고, 2067년에는 46.5%에 달해 전체인구의 절반이 노인인 국가가 되는 셈이다.

소득수준의 향상과 의료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7세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유병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2018년 70.4세에 그치고 있다. 10년 이상 아파서 지내므로 이로 인해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 인구의 가파른 고령화와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국가검진 항목에 안저검사와 전립선암 검사를 필수항목으로 넣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오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정기 안저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실명을 야기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해 치료효과를 높여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사회적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은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 실명 원인질환의 1위에 꼽히는 노인성 황반변성의 주원인은 노령화”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12만 6,235명에서 2019년 20만 471명으로 63%나 늘어날 만큼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가 급증 추세에 있다”며 65세 이상 인구의 7명중 1명은 노인성 황반변성을 진단받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므로 국가무료검진 항목에 반드시 안저검사를 추가하는 게 노인 실명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눈의 망막은 카메라로 치자면 필름에 해당하며, 그 중심부위를 황반이라고 부른다. 모든 초점이 황반에 맺히게 되는 것이다. 필름에 자국이 생기면 상을 정확히 맺지 못하듯이, 나이 들어 눈의 중심 황반에 변형이 생기게 되면 상을 맺지 못하게 되는데 이것을 노인성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나이 들면서 자연히 생기게 되는 데 주로 햇볕을 자주 쐬게 되면서 노출되는 자외선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초기 증상으로서는 갑자기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면서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처음엔 노안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나중에 안과전문의를 찾아갔다가 뜻밖에 노인성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일이 흔하다.

황반변성은 무엇보다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해마다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망막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거의 유일한 예방책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개인의 엄청난 생활불편뿐만 아니라, 국민 의료비 상승 등 사회적 비용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근 원장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이고, 노인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 국가 차원의 눈 건강관리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면서 “현행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안저검사를 필수검사 항목으로 넣어야 한다는 안과학회의 주장을 정부 보건당국에서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전립선암도 조기 발견 치료를 위해 국가 무료검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립선암은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한번쯤 개별 검진을 받아볼 만큼 중장년 이상 남성의 건강을 위협한다.

2017년 현재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은 5.5%로 전체 암 가운데 7위, 남성암 중에서는 4위(10.5%)에 달할 만큼 발생빈도가 높다. 국내 전립선암 유병률도 1999년 인구 10만명당 3.2명에서, 2017년 12.9명으로, 연간 8.5%씩 늘어났다.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이나 유방암처럼 국가 무료 암 검진사업에서 배제된 것은, 전립선암이 초기 단계에서는 진행도 느리고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소 수개월 걸려 비교적 ‘순한 암’이라는 일반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 가능하다. 문제는 전이되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져든다는 점이다.

유럽 연구보고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된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은 3%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완치율 높은 ‘비전이 전립선암’이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86%는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국가 암 검진사업에 포함시켜달라는 관련학계의 끈질긴 요청도 이 이유를 근거로 삼고 있다.

온종합병원 전립선암센터 김재식 센터장(전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교수)은 “전립선암은 중장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암이지만 국가 검진항목에도 빠져 있다”며 “현재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에서 유방암·자궁경부암 등 여성암 검진은 시행되고 있지만 전립선암을 판별할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진은 포함돼 있지 않아 남성암이 상대적으로 정부 정책사업에서 소외되고 있다. 국가 암 검진사업에 전립선암 검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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