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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간암 수술 60대, 암세포 사라져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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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는 박광민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장(가운데). [사진 온병원]

40대 중반에 간암 4기 진단을 받았던 62세 남성이 지금까지 네 번의 재발과 수술 끝에 17년째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의사는 희귀사례로 대한외과학회에 임상 사례를 보고할 예정이다.

부산 온종합병원 박광민(62) 통합소화기센터장은 “지난해 9월 간 미상엽에 암이 재발한 62세 남성 A씨에게 간 미상엽 절제술과 에탄올 주사 주입술을 시행한 뒤 30차례 방사선 치료를 한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7일 밝혔다.

2005년 4기 간암을 진단받았던 A씨는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재발과 수술을 되풀이하면서 17년째 생존해 있다. 박 센터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의사 생활 35년을 할 동안 4기 간암 환자가 이렇게 오래 생존하는 건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과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B형 간염 환자였던 A씨는 40대 중반이던 2005년 4월 첫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때 이미 림프샘에 전이가 된 간암 4기였다. 당시 수술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암세포가 퍼져 주변에서는 그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 여기기도 했다.
 

간 절제·에탄올 주입술, 방사선 치료받아
간암 환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매년 1만5000명이 넘는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자료:정부]


하지만, A씨와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간 절제술과 림프샘 곽청술로 간암 치료를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복강 내 림프샘에 간암이 재발해 30차례 방사선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2009년 결국 잔여 암세포 발견으로 2차 간 절제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10여 년 동안 더는 재발 없이 잘 지내던 A씨는 간 제4 분절에서 간암이 재발해 다시 수술을 받았다. 1·2회 수술은 박 센터장이 근무하던 서울아산병원 간담췌 외과에서, 3회 수술은 서울의 다른 유명병원에서 각각 수술이 이뤄졌다.

3회 수술 2년 뒤인 2020년 9월 간 미상엽에 또다시 간암이 확인된 A씨는수소문 끝에 박 센터장이 근무하는 온종합병원을 찾아가 같은 해 10월 네 번째 간 절제술과 에탄올 주입술,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A씨는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한 뒤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A씨는 “간암 진단을 받고 재발할 때마다 포기하지 말라는 가족의 응원과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는 의사를 믿고 투병생활을 해온 결과 17년째 기적처럼 살고 있다”며 가족과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치의 “간암 4번 수술, 17년 생존은 희귀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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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민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소화기센터장. [사진 온병원]


2020년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시스템상 2018년 신규 간암 환자는 1만5736명으로, 전체 암 환자 중 6번째로 많다. 간암은 남녀 평균 5년 생존율이 37% 정도로 낮다. 간암보다 5년 생존율이 낮은 암은 폐암 32.4%, 췌장암 12.6%, 담낭·담도암 28.8% 등이다.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B형간염 바이러스(72%), C형간염 바이러스(12%), 알코올(9%)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약 100배,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 주치의인 박 센터장은 “상태가 나빠 쉽게 치료를 단념하려는 간담췌암(간·담도·담낭·췌장암 등) 환자나 외과 의사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조만간 A씨 임상 사례를 학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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