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다쳐서…무지외반증 고치려다가 “폐암?”
옆구리 다쳐서…무지외반증 고치려다가 “폐암?”
초기 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발견비율 겨우 30%선
격년제 국가검진시 X선 검사로 폐암 조기진단 활용
온종합병원, 2024년 36,131건 중 폐 이상 401건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70대 A할머니는 지난 2024년 12월말 순간 어지럼증으로 땅에 넘어지면서 옆구리를 다쳤다. 허리통증이 지속돼 인근 온종합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CT검사에서 폐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같은 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앞으로 입원한 A할머니는 조직검사와 PET-CT검사에서 폐암으로 확진됐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부정맥의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폐질환을 의심한 적은 없었는데, 이미 늑골에까지 전이된 폐암 4기였다.
A할머니는 올해 1월 16일 이 병원 흉부외과 최필조교수(전 동아대병원 훙부외과 교수)에게 4시간에 걸친 우측 하엽 폐절제술과 늑골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현재 혈액종양내과 권혁찬교수(전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게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에 사는 60대 B할아버지도 지난 2024년 10월 31일 무지외반증 수술을 위해 온종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B할아버지는 입원 전 두세 달 동안 엄지발가락 통증에 시달리던 끝에 병원을 찾아가 무지외반증을 수술하게 된 것이다. B할아버지는 입원 검사로 흉부 X선검사를 받은 결과 폐 병변이 발견돼, 호흡기내과 김제훈교수에게 협진 의뢰됐다. 결국 B할아버지는 조직검사에서 폐암으로 진단됐다.
그는 정형외과 김석현 과장(정형외과전문의)에게 무지외반증을 수술한 다음, 곧바로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로부터 우하엽 폐절제술을 받았다. 지난 1980년도에 우연히 외래진료에서결핵 흔적이 발견되었을 뿐,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무지외반증으로 입원했다가 뜻밖에 폐암이 발견된 셈이다. 2기 폐암으로 최종 확진된 그는 지금 수술 이후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폐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폐암 조기 발견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6.7%로, 조기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부터 만 54세에서 74세까지의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한 폐암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센터장 유홍·내과전문의)는 지난 2024년 총 36,131건의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X선 검사에서 폐 이상 소견을 보인 건수는 401건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구체적으로 구분해보면, △폐 섬유 석회화 225건 △염증성 침윤 62건 △늑막 비후 43건 △폐결절 32건 △기관지 확장증 16건 △결핵 6건 △무기폐 6건 △늑막 석회화 5건 △폐렴 4건 △거대세포 1건 △폐종양 1건 등이었다.
온종합병원 종합검진센터 유홍 센터장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방법이므로, 격년제로 시행하는 국가무료검진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X선 검사가 폐암 진단에 효과적인 이유는 비교적 검사가 간단하는 점이다. 간단한 절차로 진행돼,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검사 후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폐암의 조기 발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 X선 검사는 폐암뿐만 아니라 폐렴, 결핵, 기관지염 등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할 수도 있다. X선 검사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데다,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안전하다는 점도 X선 검사의 장점이다.
유홍 센터장은 “이러한 장점들로 흉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X선 검사만으로 폐암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폐CT검사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폐암 진단 도구로 폐에 종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초기 단계의 작은 종양은 잘 발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단 폐 이상 소견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폐 내부를 더욱 상세히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CT검사는 종양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에 폐암 검진에 유용하다. 특히,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로 폐암 고위험군에게 권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