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되는 아이로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 상담 받아야”
“늦되는 아이로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 상담 받아야”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홍보
환자 절반 이상 9세 이하 어린이, 남성이 여성 5배 많아
AI발달로 복잡한 행동패턴 분석 개별 맞춤형 치료법 기대
매년 4월 2일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이다. 이 날은 자폐인과 그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리고, 사회적 지지와 포용을 촉진하려고 지난 2007년 유엔 총회에서 지정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제한적이며 반복적인 행동을 하거나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게 특징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는 26,703명이었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의 수가 2022년에는 37,603명으로 70%나 급증했다. 부산·울산·경남권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센터장 김상엽·소아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대개 장애 환자 등록을 기피하므로,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 수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8세 아동 중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비율(유병률)은 1.85%이다. 환자의 절반 이상이 9세 이하이고, 남성 환자가 83%로, 여성(17%)보다 5배나 많다.
지난 5년간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수가 55%나 증가했고, 이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반가운 지표이지만, 여전히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조기진단을 어렵게 한다.
발달 속도가 다소 느린 ‘늦되는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는 구분돼야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주요특징은 다른 사람과의 눈맞춤, 표정 읽기, 감정 공유 등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곤란함을 겪는다는 거다. 또 언어 발달이 지연되거나, 몸짓이나 표정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에도 어려워한다.
‘늦되는 아이’는 다른 영역에서는 정상 범위에 있지만, 언어, 운동, 사회성 등 특정영역에서 발달이 조금 더디다는 거다. 이는 가정환경, 교육, 건강 상태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달 속도가 느릴 수도 있고, 모든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므로 발달 속도가 더딘 아이도 있어 개인차에 따라 다르다.
자폐스펙트럼과 늦되는 아이는 보이는 증상이나 행동의 지속성 여부로 가늠할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일반적으로 생후 초기부터 나타나는 특징들이 지속되는 반면, 늦되는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발달 과정을 따라잡을 수 있다. 또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특정한 패턴의 행동과 제한된 관심사를 보이나, 단순히 발달이 늦은 아이는 다양한 관심사를 보일 수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스펙트럼 장애환자와는 달리 늦되는 아이들은 사회적 반응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가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거나 공감하는 것이 어려운가 △특정한 주제에 대해 강한 관심을 보이며, 그 주제에 대해 과도하게 이야기하나 △반복적인 행동이나 루틴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나 △특정 소리나 감각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둔감한가 등의 질문사항에 해당하는 것이 많으면 전문의에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전문적인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복잡한 것이므로, 자가 진단은 권장되지 않는다”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등 전문가의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약물 치료가 최근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약물 치료는 불안, 과잉행동 등 환자의 특정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FDA 승인을 받은 최신 약물들이 자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일 가능성 높을 것이라는 거다. 유전자 연구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인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에서 운영 중인 행동치료법의 경우 응용행동분석(ABA)이 여전히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ABA는 행동 변화를 통해 자폐인의 사회적,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는 단일 방법이 아닌,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거나, 가족과 학교, 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통합적 접근도 강조되고 있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에서는 지난 2024년 3월 초중등학교 발달장애인들로 ‘그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를 구성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연주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치료법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은 “최신 치료법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개별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므로 늦되는 아이로 의심되면 하루 빨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