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환자 1,300만 시대 “혈압측정 생활화”
고혈압환자 1,300만 시대 “혈압측정 생활화”
온병원 심혈관센터, 질병관리청·대한고혈압학회와 캠페인
하루 두 번 측정…의사 상의 없이 약 복용중단하면 안 돼
나트륨과 스트레스관리, 적절한 체중유지, 운동으로 “예방”
고혈압은 전 세계 사망원인의 1위로 해마다 1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환이다. 우리나라도 고혈압 환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자나 일반인 절반 정도는 여전히 자신의 혈압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세계 고혈압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혈압 환자 중 절반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환자 5명 중 1명만 혈압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자 중 50% 이상이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있고, 캐나다와 함께 고혈압 관리 모범국으로 언급될 정도로 우수하지만, 40세 미만의 젊은 층의 인지율은 4분의1에도 못 미칠 만큼 낮다.
5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 이날을 맞아 질병관리청은 “생명 지키기의 출발은 자기 혈압측정”이라며 대대적인 혈압측정 캠페인을 벌인다. 이에 따라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심혈관센터(센터장 이현국·부산대병원 순화기내과 외래교수)도 내원환자들을 중심으로 올바른 측정으로 자기혈압 알기운동을 펼친다.
혈압은 재는 장소나 시간에 따라 들쭉날쭉해서 종잡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보다 정확한 혈압을 잴 수 있을까.
혈압을 측정하기 전 최소 5분 이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온병원 심혈관센터 장경태 과장은 조언한다. 이는 혈압이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하기 위해서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앉은 상태에서 등을 곧게 펴고, 다리를 꼬지 않으며, 팔을 심장 높이에 맞추어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혈압계의 커프는 심장 높이와 같은 위치에 감아야 하는데, 팔의 주름이 있는 곳에서 약 2∼3cm 위쪽에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측정 전 지켜야하는 유의사항도 있다. 측정 전 1시간 이내에는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고, 15분 이내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혈압을 올리는 감기약 등도 피해야 한다. 매일 정확한 측정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약물 복용 전, 식사 전, 그리고 소변을 본 후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잠들기 전에 재는 게 바람직하다.
측정 빈도를 유지하는 것도 신경 써야 하는데,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에 각각 측정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측정 후에는 혈압 수첩이나 모바일 앱을 사용해 날짜, 시간, 수축기(최고) 혈압, 이완기(최저) 혈압, 맥박수를 기록하는 게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혈압계는 팔뚝형, 손목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되, 의료기기로 허가나 인증된 제품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혈압조절이 잘 된다고 해서 의사와 상의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큰 낭패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온병원 심혈관센터에서는 권고한다.
혈압 약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면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약 복용을 거르지 않아야 한다. 약을 한 번 거르게 되면 혈압이 다시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잊지 않고 매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잊어버린 경우에는 생각난 즉시 복용하되,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가급적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심혈관센터 이현국 센터장은 “혈압 약 복용 시간을 잊지 않도록 휴대폰에 알람을 설정하거나, 약 복용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혈압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혈압조절이 잘 된다고 해서 의사와 상의 없이 맘대로 용량을 조절하거나 복용을 중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이 센터장은 덧붙였다.
일부 혈압약은 특정 음식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암로디핀, 니페디핀 등 칼슘 채널 차단제는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약 복용 1시간 이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내에는 자몽주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온병원 심혈관센터는 고혈압의 날을 맞아 고혈압 예방을 위한 7가지 생활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고혈압 예방을 위한 7대 생활수칙으로는, △음식을 골고루 싱겁게 먹기 △살이 찌지 않도록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하기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가기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하기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 받기 등이다.
온병원 심혈관센터 김현수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고혈압은 심뇌혈관계질환의 가장 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로, WHO에서도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및 출혈성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평소 예방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일단 환자로 진단되면 약물 등으로 잘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