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절제 암환자, 28년만에 만난 집도의에 감사눈물
식도절제 암환자, 28년만에 만난 집도의에 감사눈물
70대 환자, “최근 폐렴 증세로 입원했던 온병원장이 구세주”
식도 등 절제 후 경부 식도에다가 남은 위로 식도 재건 성공
김동헌병원장, “식도하부 진행성 식도암 대수술…기적의 완치”
28년 전 식도암으로 경부, 흉부, 복부를 통한 식도절제술(경열공 식도절제술)을 받고 완쾌한 70대 말의 환자가 최근 폐렴과 늑막염 등으로 입원한 온병원에서 그간 만나기를 학수고대했던 당시 집도의사와 감격적인 조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특히, 환자는 당시 집도의사가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한 다음, 온병원 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내과 주치의를 통해 극적으로 만남이 이뤄졌다.
부산 남구에 사는 79세 남성 김진동씨는 지난 2월 하순 호흡곤란, 기침 등 증상으로 온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에게 외래 진료를 받았다. 검사 결과, 김씨는 폐렴과 흉막염으로 입원해야 했다. 그는 입원 과정에 이 병원의 김동헌 병원장이 28년 전 식도암으로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구해준 40대 교수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주치의인 유홍 처장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유홍 처장으로부터 김씨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동헌 병원장은 곧바로 그가 입원한 병실에 달려가 감격적인 조우를 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짧은 회포를 풀자마자, 김씨의 손을 맞잡고 현재 건강상태를 주치의에게 꼼꼼히 물어보고 확인했다. 행여 또 다시 위나 식도에 탈이라도 났을까 걱정돼서다.
김동헌 병원장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97년 당시 50세로, 음식이 내려가다가 식도에 걸리는 증상(연하곤란)과 소화불량에다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의 증세로 부산대병원에 왔다가 진단된 암이 수술이 까다롭고 사망률이 높은 식도에 생긴 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당장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의 수술은 당시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 김동헌 교수가 담당했다.
암세포는 식도의 하부에 근육 층까지 침범되어 있었다. 따라서 식도 주위의 임파선은 물론이고, 위 주위의 임파절과 경부 식도에서 위 상부까지 절제를 해낸 다음, 경부 식도에다가 남은 위를 이용해 식도처럼 관을 만들어 연결하는 대수술이 필요했다. 수술의 예후를 장담하기 어려웠으나, 그는 큰 수술을 잘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암에서 해방됐던 거다.
김씨는 수술 후 10년을 지나면서 식도암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자신을 회복시켜준 ‘김동헌 교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수차례 부산대병원을 찾아가 김동헌 교수의 행선지와 전화번호 등을 요청했으나, 병원 관계자들이 개인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는 거다.
김씨는 퇴원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병실에서 김동헌 병원장을 만나, 눈물을 흘리면서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김 병원장은 앞으로도 식도암 등에 대해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진동씨는 폐렴과 흉막염 증세가 호전돼 지난 11일 온병원을 퇴원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식도암이 생기면 완치를 위해 암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식도를 제거해야 하고, 식도와 위 혹은 장을 연결하는 복잡한 수술이 필요하지만 생명에 지장 없이, 살아가는 데도 문제는 없다”면서 “28년 만에 만나게 된 김씨 사례가 수많은 암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또 “최근에는 조기 식도암 혹은 조기 위암이 많이 발견되고, 위의 상부에 암이 생긴 환자라도 위의 상부만 제거하고 하부를 살려서 위의 기능 일부라도 보존하려는 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고, 또 위를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장을 활용해서 위의 저장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헌 병원장은 또 “그밖에도 복강경이나 흉강경, 그리고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 최신 수술법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으므로, 위 식도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적잖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암환자들에게 재활의지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