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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진료에 이재민 77명 몰려, 소아·외과 환자 많아

"생필품과 달리 의료지원 부족해 도움 손길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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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봉사활동.(사진=그린닥터스 제공)

 

"지진 현장은 참혹했고, 의료진 손길을 곳곳에서 절실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로 긴급 의료지원을 떠난 국제 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가 20일 전해온 현지 소식이다.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의료재단 그린닥터스 의료지원단은 지난 17일 부산에서 출발해 튀르키예에 현지 시간으로 18일 도착, 사흘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린닥터스에 따르면 의료진은 부산에서 튀르키예까지 29시간을 이동한 끝에 첫날인 18일 이스켄데룬 이재민캠프에 있는 컨테이너 하우스에 도착히 임시 진료소를 차리고 곧바로 진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눈이 잘 안 보이지 않는다며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이재민, 알레르기 등 피부 질환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외과계 환자, 지진으로 진료 시기를 놓친 당뇨와 고혈압 기저질환자들이 진료소로 몰려들었다.

 

네다섯 살짜리 아이가 머리를 다쳐 앰뷸런스로 이송 중이라는 긴급한 소식이 전해지며 봉합 수술 준비작업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외상이 깊지 않아 처치를 한 뒤 귀가시키기도 했다.

 

그린닥터스 측은 "3시간 동안 진행된 첫날 임시진료소에서 작은 수술 2건을 비롯해 소아환자 20명, 외과환자 12명, 성형외과환자 20명, 안과 25명 등 모두 77명의 이재민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소아 환자들의 경우 양쪽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통증을 호소했고, 심지어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며 "지진복구 지연으로 아이들 치료 적기를 놓칠까 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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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봉사활동.(사진=그린닥터스 제공)

 

둘째 날 안타키아에 꾸려진 임시진료소에서도 눈을 다친 사람, 호흡기환자, 피부과, 외상환자 등이 많이 찾아왔다.

 

환자들은 외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의료진에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닥터스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도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다"면서 "걸핏하면 울고, 지진 이후부터 밤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린닥터스는 진료를 마친 이재민들에게 응급상황에 간단히 대처 가능한 의약품이 담긴 응급의료 키트 100개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여진 등에 대비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간 비상용 손전등과 텐트, 배터리, 남은 의약품들을 현지 이재민 지원단체 등에 기증했다.

 

튀르키예 의료진들은 협력 진료를 해주는 한국 의료진들에 매우 우호적이었고, 터키 곳곳에서도 의료진을 향한 세심한 배려와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고 그린닥터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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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봉사활동.(사진=그린닥터스 제공)

 

정근 그린닥터스 단장은 "튀르키예 재난지역엔 생필품 등 물자는 상대적으로 풍족한 편이나, 의료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더 많은 나라와 의료지원단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그린닥터스 의료지원단은 오는 24일까지 활동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그린닥터스는 2004년 스리랑카 지진해일,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2006년 인도네시아 대지진, 2008년 미얀마 싸이클론,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5년 네팔 대지진, 2022년 5월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캠프 등 전 세계적인 재난지역에 긴급 의료구호단을 파견해왔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

출처: 연합뉴스(https://www.yna.co.kr/view/AKR20230220064700051?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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