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맥 협착증 고령 환자도 혈관중재술 등으로 적극 치료해야"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83세 할머니 스텐트 삽입술 성공적 시행
-약물 등 보존적 치료에 매달리다 협착·석회화 심화로 시기 놓칠뻔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신경외과 전문의) 센터장이 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A(83)씨는 5년 전 모 대학병원에서 경동맥 협착증 진단을 받았으나, 고령이란 이유로 수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약물처방에만 의존해 왔다. 그러다 올해 3월 반신마비 증세와 뇌경색이 일어났다. 병원에 입원한 A 할머니는 담당 의사의 권유에 따라 경동맥 혈관중재술을 받았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장)은 본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팀이 A 씨에게 혈관중재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뇌경색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고 10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최 센터장은 입원 초기 A 씨에게 항응고제 등으로 그의 혈관에 달라붙어 있는 혈전을 녹이려 했다. 하지만 혈관 내 협착과 석회화 현상이 심한 데다, 더 이상 약물 치료로는 호전될 수 없다고 판단해 A 씨에게 혈관중재술을 받도록 했다.
이후 최 센터장은 경동맥 내막 절제술과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의 2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전자의 경우 혈관을 일시적으로 차단해야 하는데, 수술 동안에 견딜 수 있는 곁가지 혈관이 발달하지 못해 뇌경색 발생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최 센터장은 고민 끝에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택했다. 워낙 좁아진 혈관과 석회화로 인해 경동맥 내 풍선 확장과 스텐트 삽입이 쉽지 않았지만, 수차례 시도 끝에 2개의 스텐트를 성공적으로 넣었다.
스텐트 시술 후 확장된 A씨(83) 혈관 사진.(사진=온종합병원 제공)
최재영 센터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경외과 의사들이 70대 후반 환자는고령으로 판단해 약 처방 같은 보존적 치료를 주로 권했다”면서 “하지만 장기간 약물 처방에 의존하고 방치하면 혈관 협착과 석회화가 심화돼 경동맥 내막 절제술이나 혈관중재술 같은 적극적인 치료조차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고령화 추세에 못지 않게 의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노년층의 경동맥 협착증도 혈관중재술 등으로 적극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경동맥 협착증은 머리의 뇌에 피를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인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5.5%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근래에는 40대에서도 심각한 경동맥 협착증으로 수술받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김수희(신경외과 전문의) 과장은 “경동맥 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과 스트레스, 흡연 등으로 인해 경동맥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변하면서 뇌경색까지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동맥은 절반 이상이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 단층촬영(CT), 경동맥 도플러 검사, 자기공명촬영(MRI)을 이용한 경동맥 조영술 등으로 협착증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김 과장은 덧붙였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
출처: 국제신문(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230410.99099002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