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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의 96%는 사망 전 경고 신호 보냈다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20152023년 심리부검’ 보고서

 

평소와 달리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며 ‘죽고 싶다는 말에 귀기울여야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9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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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연령표준화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4.1명으로, OECD 평균 10.7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자살률 2위인 리투아니아의 18.5명과 비교해도 5.6명이나 차이가 난다이런 상황에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되레 늘고 있다복지부에 따르면 2024 1월부터 5월까지 자살사망자 수는 총 6,375명으로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나 증가했다.

 

9 1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의 우울한 현실을 짚어본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자살 사망자 유족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해보면사망자가 자살에 이르기까지는 복합적인 스트레스들이 어우러져 있었다고 설명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최근 9년간(20152023) 유족 1,200여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리부검 분석 결과자살사망자 중에서 남성이 64.7%, 여성이 35.3%를 차지했다평균연령은 44.2세였고, 1인 가구는 19.2%로 나타났다소득수준은 월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이 46.5%나 차지했다.

 

자살사망자는 평균 4.3개 스트레스 사건들을 복합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청년기(34세 이하)는 구직에 따른 직업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했다. 3549세의 경우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생애주기 중 가장 높았는데세부적으로는 직장동료 관계문제사업부진 및 실패부채 등이 높았다. 5064세의 경우 퇴직·은퇴·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65세 이상 노년기는 대인관계 단절 비율이 다른 나이 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만성질병으로 인한 신체건강 스트레스우울장애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자살은 사전에 예방 가능할까.

 

복지부 등의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6.6%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했다경고신호를 드러낸 시기를 분석한 결과 사망 1개월 이내의 경우 감정상태 변화(19.1%)와 주변정리(14.0%) 순으로 나타났다사망 1년 이상 전부터 높은 비율로 나타난 경고신호는 수면상태 변화(26.2%)와 자살에 대한 언급(24.1%) 순이었다.

 

온종합병원 이수진 과장은 “누군가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우리는 대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게 된다고 지적하고, “행여 주변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심리 상태를 보이면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개 자살직전 우울감과 불안감을 보인다고 한다지속적인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감소하고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등의 신체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충동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행동에도 변화를 보인다자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이는 주변 사람들이 자살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이므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

 

또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죽음 이후 남은 사람들이 겪을 혼란을 걱정해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

 

자살생존자라 불릴 정도로 자살자 가족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되므로이들을 보살피는 사회적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자살 유족들은 대개 스스로를 죄인시하며 이웃으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우리사회의 편견 또한 자살자의 가정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아 자살유족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최근 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8.9%는 사별 후 심리·행동(97.6%), 대인관계(62.9%), 신체건강(56.5%), 가족관계(52.2%) 등의 변화를 경험하였고심한 우울(20.0%), 임상적 불면증(33.1%), 복합 비탄(37.8%), 자살사고(思考, 56.3%)와 같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족의 72.7%는 고인의 자살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하였는데그 이유로는 상대방이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와 자살에 대한 부정적 편견 등이 있었다.

 

온종합병원 이수진 과장은 “유족은 고인에 대해 충분히 애도의 과정을 밟고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이 같은 극복과정이 어려우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등 전문가의 상담 등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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