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여행의 복병 ‘집단감염’…철저 대비가 생명줄
크루즈여행의 복병 ‘집단감염’…철저 대비가 생명줄
최근 한타·노로바이러스 잇따라 발생, 해외 응급상황 대처법 숙지해야
온병원 이진영 감염내과 과장 “여행자보험 가입·개인위생수칙이 예방책”
해외 크루즈 여행이 대중화되면서 화려한 낭만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동시에 감염병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크루즈선 내에서 한타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고, 승객들이 집단으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여행 중 건강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온병원 감염내과 이진영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해외여행 중 마주할 수 있는 건강 응급상황과 대처 요령을 알아본다.

■ 크루즈라는 특수 환경, 감염병 확산의 최적지
크루즈선은 수천 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식당, 공연장, 수영장 등 밀폐된 공간을 공유하는 ‘집단생활의 집약체’다. 이진영 과장은 “크루즈는 구조적으로 노로바이러스 같은 소화기 감염병이나 호흡기 질환이 전파되기 최적의 조건”이라며, “최근 보고된 한타바이러스의 경우 쥐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는데, 기항지 투어나 선박 내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치명적인 신부전이나 출혈열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 구토·설사 등 소화기 질환 발생 시 ‘수분 보충’이 관건
해외에서 갑작스러운 장염이나 노로바이러스 증상이 나타나면 당황하기 쉽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 방지’다. 이 과장은 “설사가 심하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지사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독소 배출을 방해할 수 있다”며, “깨끗한 물이나 이온 음료를 조금씩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증상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고열, 혈변이 동반되면 즉시 선내 의무실이나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심뇌혈관계 질환, ‘골든타임’ 사수가 생사 가른다
고령층 여행객이 많은 크루즈 여행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은 가장 치명적인 변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평소 복용하던 혈압·당뇨약 등은 반드시 영문 처방전과 함께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만약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안면 마비, 갑작스러운 언어 장애가 발생한다면 즉시 승무원에게 알리고 응급 의료팀(Code Blue)을 요청해야 한다. 크루즈 내 의료 시설은 한계가 있는 만큼, 중증 상황 시 인근 국가로의 ‘긴급 메디컬 이송’ 가능 여부를 사전에 파악해두는 것도 필수다.
■ 여행자보험은 ‘비용’ 아닌 ‘필수 안전장치’
온병원 감염내과 이진영 과장은 무엇보다 ‘해외 일시 여행자보험’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외 의료비는 국내와 달리 건강보험 혜택이 없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보험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만약의 사태에서 나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며, “특히 응급 후송 서비스가 포함된 특약을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 즐거운 여행을 위한 ‘안전 3계명’
마지막으로 이 과장은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알코올 소독제보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개인위생의 철저함이다. 둘째는, 방문국의 특성에 맞춘 예방접종(A형 간염, 황열병 등)을 출국 최소 2주 전에 마칠 것을 당부한다. 셋째, 자신의 기저질환을 증명할 영문 서류를 상시 소지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진영 과장은 “설레는 여행길이 고통의 시간이 되지 않으려면, 발생 가능한 위기 상황을 미리 가정해보고 대응 체계를 체크하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