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병원도 암다학제 도입 "치료효과 극대화"
지방의 중소병원에서 대형 대학병원처럼 암 다학제 진료시스템을 도입, 환자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주변에 널리 알려지면서 지방 암환자들이 무조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환자 쏠림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은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이홍주 센터장(유방외과)과 폐암수술센터 최필조 센터장(전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이 지난달 중순 유방암과 폐암으로 진단받은 70대 후반 여성 A씨에 대해 흉강경 폐 절제술과 유방 전절제술을 동시에 시행해 암세포를 제거했다"고 6일 밝혔다. 수술 후 2주 만에 퇴원한 이 여성은 앞으로 온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를 통해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 환자는 지난 7월말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유방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돼 곧바로 온종합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이홍주 센터장의 유방 침생검을 통해 최종 유방암 3기로 진단됐다. 병기가 3기인 환자는 수술 전 PET-CT 검사에서 폐 결절이 발견됨으로써 같은 병원 폐암수술센터 최필조 센터장과 협의해 동시 수술을 진행했던 것이다. 수술 도중에 당초 전이성 폐종양일 것이라고 여겼던 폐 결절에 대한 동결 절편검사 결과, 다행히 원발성 폐 선암으로 확인돼 흉강경으로 우엽 절제술로 암세포를 제거했다. 뒤이어 대기하고 있던 유방외과 이홍주 센터장이 오른쪽 유방 완전 절제 및 겨드랑이 임파선 곽청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당초 환자가 78세라는 고령을 이유로 수술을 꺼렸으나, 완치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설득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 받기로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홍주 센터장은 "A씨는 나이에 비해 수술회복이 빨라 10일 만에 퇴원했고, 조만간 온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으로부터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면 완치 가능하다"면서 "이는 외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등 환자 치료계획을 수립·시행하는 '암 다학제 진료'의 성과"라고 말했다.
온종합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와 소화기암수술센터(센터장 박광민·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또 올해 1월 간 전이 4기 유방암환자 B씨에 대해 유방과 간엽을 동시에 절제하는데 성공했다. 간에 다발적으로 전이된 이 유방암 환자는 유방암만 절제할 경우 간으로 전이된 암 덩어리 때문에 추후 항암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과 협의 끝에 유방과 간 절제술을 동시에 진행해 암을 성공적으로 제거해냈다. 이 환자는 현재 온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9차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당초 안면감각 이상 증세로 온종합병원 신경과를 찾았다. 머리 CT검사에서 전이성으로 짐작되는 종양을 확인하고 복부 및 흉부 CT검사를 통해 유방암으로 의심돼 유방암센터로 협진 요청까지 하게 됐다. 이에 이홍주 센터장은 B씨의 왼쪽 가슴에서 몽우리가 만져져, MRI(자기공명영상촬영)·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양쪽 간에까지 다발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4기 유방암임을 확인해 소화기암수술센터와 동시 우방과 간 동시 절제술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초에도 집에서 허리를 다쳐 온종합병원 척추센터(센터장 김종열·전 고신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내원했던 40대 여성 C씨가 요추 CT검사에서 암 병변으로 의심돼 같은 병원 혈액종양내과 의료진과 협진을 통한 PET-CT검사에서 양측 유방과 겨드랑이 임파선, 척추에서 암세포가 확인됐다.
암 다학제 협의 끝에 먼저 유방암센터 이홍주 센터장이 C씨에게 좌우 유방 전 절제술과 겨드랑이 임파선 청소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후 퇴원한 C씨는 온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 권혁찬 과장에게 12차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은 "지방병원으로서는 드물게 100억 원을 투입해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는 방사선 선형가속기를 설치·운영한 데 이어 서울아산병원과 한국원자력병원 등 수도권 대학병원과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 등 부산지역 대학병원 교수진을 대거 영입해 암 다학제 치료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부산 의료기관의 다학제 치료가 제대로 정착하면 이 지역 암 환자들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먼 거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고, 중환자의 역외 유출을 방지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주섭 기자 roh12340@fnnews.com
출처: 파이낸셜뉴스(ww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