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심혈관질환 조심해야”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 한파주의보 속 응급상황 대처법
계단이나 산을 오를 때 흉통 있으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
30분 이상 흉통 지속·심한 두통 동반 시 주변에 도움요청
온종합병원 이현국 심혈관센터장. (제공: 온종합병원)
최근 64년 만에 가장 추운 10월 중순 날씨를 기록하며 전국 곳곳에 한파 특보가 발령됐다. 갑자기 추워지면 잘 생기는 질병이 바로 심혈관질환이다.
추운 날씨엔 건강한 사람에게도 심혈관질환을 갑자기 일으킬 수 있지만 평소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국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사망자 수는 여름(6∼8월)보다 가을(9∼11월)이나 겨울(12∼2월)에 더 많고 일교차가 클수록 심혈관질환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사망률도 증가한다고 보고돼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이현국 심혈관센터장(심장내과 전문의)은 “심혈관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며 “고혈압, 협심증(안정형, 불안정형, 이형),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 심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밖에 나갈 때는 가능하면 두꺼운 옷을 입고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달리기나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하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며 “새벽보다 아침·오후에 하는 것이 좋지만 새벽에 하려면 마스크를 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식습관도 심혈관질환 예방에 중요하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육류보다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포화지방산과 기름을 오랫동안 가열해 고체로 만든 트랜스지방산은 피해야 한다.
혈액 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두부·콩·견과류, 청어·연어·고등어·정어리·송어 같은 오메가-3 풍부 생선)은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술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뇌졸중의 위험을 올리므로 피해야 한다. 맥주 1병, 와인 1잔, 정종 1잔, 위스키 2샷, 소주 2잔 이하로 마시는 게 적당하다. 담배는 무조건 끊는 것이 좋다.
심혈관질환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할 만큼 갑자기 발생하므로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현국 센터장은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일부의 증상들은 심혈관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는 증상이기에 이에 대한 자가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가 점검 사항으로는 ▲하루 종일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심한 두통이 자주 온다 ▲자주 어지럽고 한쪽 팔이나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떨어지면서 몸의 균형 감각이 떨어진다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 ▲밤에 잠을 자다가 혹은 새벽과 아침에 가슴이 꽉 쪼이는 것 같은 흉통이 자주 온다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할 때 가슴이 아프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숨이 많이 차서 쉬었다가 올라간다 ▲내시경 검사에서 위염으로 진단 후 약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명치끝이 아프고 가슴까지 답답해져 온다 ▲가슴이 아프면서 목이나 왼쪽 팔로 뻗어가는 통증이 자주 온다 등이 있다.
7가지 증상 중에서 하나라도 해당하면 즉시 심장내과나 신경과·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서 상담을 받거나 심뇌혈관계 질환 검사를 해보는 것이 치명적인 응급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 센터장은 평소 고혈압, 협심증, 고지혈증 등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에게 주의할 사항으로 “평소 걷기 등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잘 조절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며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피검사,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고 의심스러운 소견이 있으면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추가 검사(심장초음파검사, 혈관조영술, 뇌 MRI 검사 등)를 통해 사전에 치명적인 상황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따른 심혈관계 응급상황 시 대처요령으로는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하다가 심한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생겼을 경우엔 더 올라가지 말고 그 자리 멈춰 서서 심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안정 이후 흉통이 사라졌을지라도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당분간 심한 운동이나 등산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심한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심한 두통과 함께 팔·다리에 힘이 빠질 때는 즉시 그 자리에 앉아서 안정을 취하고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 응급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그리고 응급 심혈관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대처도 중요하다.
길을 가다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의식과 호흡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본다. 아무 반응이 없으면 119에 신고하고 응급대원의 지시에 따라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양손 깍지를 끼고 환자의 가슴 한가운데를 강하고 빠르게(1분에 100∼120회) 압박한다. 가까운 곳에 자동제세동기가 있는지도 확인한다. 제세동기를 이용할 경우 우선 뚜껑을 열고 버튼을 눌러서 기계를 켜고 가슴 패치를 환자의 양쪽 가슴에 붙인다. 기계가 작동하면 환자에게 잠시 물러나 있다가 ‘제세동 하라’는 소리가 들리면 전기충격 버튼을 누른다. ‘제세동이 필요 없다’고 하면 가슴압박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 된다.
김태현 기자 kth2077@getnews.co.kr
출처 : 글로벌경제신문(www.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