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70대 뇌경색환자, 밤중 응급실 찾아 35㎞ 헤매
부산 70대 뇌경색환자, 밤중 응급실 찾아 35㎞ 헤매
해운대 자택→서구 종합병원→부산진구 온종합병원서 혈전제거술로 회생
집 근처 대학병원 “의사 없다”…26㎞ 달려간 서구 종합병원 “치료 못해”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응급실 뺑뺑이사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부산에서 70대 후반 뇌경색환자가 집에서 쓰러져 밤중에 응급실을 찾아 35㎞나 헤맨 끝에 서면 온종합병원에서 혈전제거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28일 온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사는 올해 79세 A씨가 지난 24일 주말 밤 자신의 방 침대 밑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보호자가 발견하고 인근 119구급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A씨를 이송하던 119구급대는 근처 대학병원 응급센터 등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으나 실패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서구 B병원에서 뇌혈관 중재술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26㎞나 달려 A씨를 이송했다.
B병원 응급실에서는 곧바로 뇌CT검사에서 A씨가 오른쪽 뇌동맥경색 소견을 확인하고 응급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온종합병원으로 전원을 안내했다. A씨는 서구에서 부산진구 서면까지 다시 9㎞ 이동해야 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응급실로부터 전화로 A씨에 대한 증상을 전달받고, 이날 밤 11시 30분께 응급 혈전제거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A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해 뇌 혈류를 개선시키는 시술로, 뇌경색 환자에게 시행한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크게 내부 접근법과 개두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최 센터장이 시행한 시술은 사타구니의 동맥을 통해 가는 카테터를 삽입하여 뇌혈관까지 도달시킨 후 특수 기구를 이용해 혈전을 뽑아내는 내부 접근법인 ‘혈관 내 처치’다.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경색의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에 시행돼야 효과적이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은 “뇌혈관 혈전제거술은 뇌혈관을 직접 조작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난도가 꽤 높은 편이고, 시술 도중 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안지오(ANGIO) 시설을 갖춘 병원이라면 그리 어려운 시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는 바이플레인 안지오를 도입해, 코일링과 스텐트 삽입 등 혈전제거술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최재영 센터장을 비롯해 뇌신경외과 의사 3명, 신경과 전문의 3명 등 모두 6명의 뇌경색치료 전문의들이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밤낮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부산 온종합병원은 암 수술 뿐 아니라 바이플레인 안지오를 갖춘 뇌혈관센터과 심혈관센터를 구축해 골든타임을 다투는 심뇌혈관 질환 치료의 최종 완결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