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7% 한방진료”, 의정갈등 후폭풍?

2024년 한방의료 이용 실태조사 발표

국민 열 명 가운데 일곱 명 정도 한방의료 이용 경험

‘치료효과가 좋아서’ 질환치료 목적으로 한방의료 선택

온병원 한방센터, “양·한방 원활한 협진요구” 부응 주력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정갈등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일까. 지난 2024년 9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국민 5천여 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19세 이상 국민 67%가 한방의료 이용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최근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복지부의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방의료 경험이 있다는 국민 가운데 3분의1은 최근 1년 이내에 이용했다는 거다. 국민들이 한방의료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치료효과가 좋아서(42.5%)’가 가장 많았고, ‘질환에 특화된 진료를 해서’(16.0%), ‘부작용이 적어서’(11.6%) 한방의료를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한방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도 79.5%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한방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목적은 93.9%가 ‘질환치료’였다. 세부질환으로는 ‘등 통증·디스크·관절염 등 근골격계’(73.9%), ‘염좌(삔 데)·열상 등 손상, 중독 및 낙상사고’(39.6%), ‘소화계통’(8.7%) 순이었다.

실제로 한방의료를 이용한 외래환자나 입원환자들의 평가는 어떤가. 19세 이상 한방의료 이용자 2,100여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 결과, 이용자 열 명 가운데 일고여덟 명은 질환치료를 위해 이용했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이용자들이 근골격계 계통 질환 치료가 이용 목적이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국민들은 한방의료 개선사항으로 보험급여 적용 확대와 의과와의 원활한 협진,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 등을 꼽았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해가 갈수록 한방의료 이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9월 한방센터를 개설, 양·한방 통합진료시스템을 통해 치료효과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온병원 한방센터에서는 최철호 부원장을 비롯해 이지영 진료부장, 이은주·박소연·신대범 과장 등 모두 5명의 한의사들이 비만클리닉, 보약클리닉(공진단, 경옥고), 통증클리닉(허리디스크, 척추협착증) 등 다양한 클리닉을 개설해 전문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내과는 물론 근골격계 및 신경계 치료 시너지를 위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외과 등과의 협진에 주력하고 있다. 큰 수술을 받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회복기 입원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양·한방 협력진료의 경우 추나요법을 이용해 근육통이나 관절통, 척추질환,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고, 약침요법으로 신경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최근엔 암수술이나 항암 및 방사선 치료 후 후유증이나 부작용 관리를 위해 암센터에서 시행하는 고주파온열치료도 한방센터에서 협진으로 도입해 환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병원 한방센터 최철호 부원장은 “19세기 말 서양의학이 이 땅에 도입되기 전까지 한의학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지킴이였으나, 활성화된 건강보험에도 불구하고 한방 의료의 보험급여 적용이 미미해 국민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복지부의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나듯, 해가 갈수록 한방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향후 양·한방 협진의 성공여부가 우리나라 질병관리 목표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