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의사의 가슴 먹먹하게 한 따뜻한 모정
집도의사의 가슴 먹먹하게 한 따뜻한 모정
아들에게 콩팥 기증 하려던 50대 어머니 자전거 사고 ‘아찔’
“건강한 장기주려고 열심히 운동했다가 대퇴부 골절상 낭패”
온병원 김윤준 부원장, 휴일 고관절수술로 ‘모자 이식 응원’
“아들에게 건강한 콩팥을 주려고 열심히 운동하다가 외려 낭패를 당할 뻔했는데, 빠른 판단으로 수술해주신 김윤준 부원장님과 온병원 측에 감사할 뿐입니다.”
지난 6일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정형외과전문의)으로부터 오른쪽 대퇴부 정복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A씨(여·56)는 퇴원을 앞두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주치의에게 거듭 감사인사를 표시했다.
A씨는 주말인 지난 5일 오전 경남 창녕의 낙동강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금방 일어나 몸을 추슬렀으나,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심했다. 덜컥 겁이 났다. 1주일 뒤에 신장이식수술을 앞둔 아들에게 콩팥을 공여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까 해서다.
곧바로 인근 창원의 병원을 찾았더니, 대퇴골 골절상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A씨는 지체 없이 자신이 사는 부산 부산진구의 온병원 응급센터로 내원해, 7월 16일 서울의 병원에서 신장이식을 하는 아들에게 장기공여를 해야 하는 자신의 다급한 처지를 설명하고 응급 수술을 간청했다.
응급센터 당직의사로부터 이 같은 애틋한 사연을 전달받은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은 A씨 딸과 전화로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한 다음, 이튿날인 일요일 응급수술을 결정했다.
김윤준 부원장은 수술 전에 같은 병원 신장내과 곽임수 과장(전 부산대병원 신장내과 주임교수)과 협진을 통해 장기공여를 앞둔 A씨의 수술 시 주의사항들을 체크했다. 특히 수술 중 사용하는 약제들 가운데 신장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무엇보다 골절 수술 이후 A씨의 회복 상태를 고심했다. 대퇴부 골절은 회복에 최소 6∼12주 이상 소요될 수 있는데다, 골절 부위의 골유합 정도, 통증 관리, 이동 능력 등도 수술 전에 따져봐야 하는 핵심 요소였다.
김윤준 부원장은 신장내과와의 협진을 통해, 현재 환자의 콩팥 기능 상태뿐만 아니라, 골절 수술 후 항생제 복용 여부, 혈액 응고 상태, 체력 저하 정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했다.
김윤준 부원장은 척추마취로 A씨에 대해 관혈적 정복 및 내고정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수술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끝났지만,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대퇴골이 많이 부셔진데다 연부조직이 끼어서 올바르게 꿰맞추기가 무척 힘들었다.
김윤준 부원장은 심한 파열로 결손이나 손상이 발생한 대퇴부 주위 건의 연조직 회복과 재건을 위해 연부조직 내 콜라겐 주사제를 처방하는 등 A씨가 곧 다가올 아들의 장기이식 수술 시 아들에게 순조롭게 장기공여를 하도록 재활치료까지 염두에 두고 혼신을 다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아들에게 신장을 이식하려고 했는데, 병원 측에서 자기 장기를 최대한 쓸 수 있을 데까지 쓰자고 해서 올해 7월로 16일로 장기이식 수술날짜를 잡았다”면서 “아들에게 건강한 장기를 주려고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뜻밖의 사고로 자칫 나는 물론 아들의 인생까지 망칠 뻔했는데 다행스럽게 온병원 측에서 빠른 판단으로 일요일 응급수술까지 해줘서 너무도 고맙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온병원에서 입원 중인 A씨는 다음 주쯤 퇴원해, 오는 8월 중 서울 O병원에서 30대 초반 아들에게 자신의 신장을 공여할 예정이다.
온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은 “그동안 수천 건의 고관절 수술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가슴 떨린 적은 없었다”면서 “두 모자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앞으로도 온 가족이 행복하게 사시길 바란다”고 조만간 예정된 A씨 아들의 장기이식 수술 성공을 두 손 모아 기원했다.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부족해 이식 대기기간이 무척 길다. 2021년 기준으로 뇌사자 신장이식 평균 대기기간은 2년으로 나타났으며, 과거에 비해 대기기간이 증가한 추세다. 신장이식 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며, 환자들의 일상생활 복귀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