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집에 꼭 챙겨야 할 가정상비약은?
긴 추석 연휴, 집에 꼭 챙겨야 할 가정상비약은?
과식에 대비해 소화기·위장약-해열·진통제는 필수
상처 등 응급상황에 대비 소독제, 거즈 등 비치
온병원, “고혈압·당뇨 약은 1주일 이상 넉넉히”
올해 추석은 최장 열흘에 달하는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장거리 귀성길과 가족 모임, 여행 일정이 겹치면서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병원과 약국이 장기간 문을 닫는다는 점에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에는 작은 증상도 치료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가정상비약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가정상비약으로 소화기·위장약은 필히 챙겨야 한다. 명절 음식 특성상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많아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대비해 소화제, 제산제, 위장약을 갖춰두는 것이 좋다. 또한 장거리 이동이나 상한 음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설사에 대비해 지사제와 정장제를 준비하는 것도 권장된다.
해열·진통제도 가정상비약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연휴 중 갑작스러운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치통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해열제와 진통제는 필수다.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계열 약품을 구비해 두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부산 온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은 “환절기와 맞물린 이번 추석에는 기침, 콧물, 인후통을 동반한 감기 증상이 잦다”고 지적하고, “연휴 동안 감기약과 함께 기침·가래를 완화하는 진해거담제를 준비해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1일 조언했다.
명절 음식 준비나 야외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화상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소독제, 밴드, 거즈, 붕대는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 또한 타박상·근육통 완화를 위한 소염진통제 연고와 화상 연고도 도움이 된다.
벌레에 물리거나 갑작스러운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항히스타민제가 효과적이다. 심한 가려움이나 피부 발진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사용할 수 있다.
유홍 처장은 “상비약을 준비할 때는 사용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어린이용과 성인용 약품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면역력이 약하고 약물에 대한 반응이 민감해, 성인과는 다른 기준으로 약을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거다.
어린이를 위한 상비약으로는 소아용 해열제가 필수품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시럽제나 이부프로펜 현탁액은 체온 조절에 유용하다. 다만 어린이의 체중에 맞춘 정확한 용량이 중요하다. 감기약은 함량이 낮은 소아 전용 제품을 준비해야 하며, 성인용 약을 잘못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장거리 이동 시 멀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연령별 복용이 가능한 멀미약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설사나 구토가 잦은 어린이를 위해서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경구수액도 필요하다. 벌레 물림이나 두드러기에 대비한 어린이용 항히스타민제, 가벼운 상처 치료를 위한 소독제와 캐릭터 밴드 역시 유용하다.
노인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평소 복용하는 약을 연휴 동안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고혈압·당뇨·심장질환 약은 최소 일주일 이상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연휴 음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변비, 설사에 대비한 위장약과 지사제도 필요하다. 다만 노인은 신장과 간 기능이 약해져 약물 대사가 늦을 수 있으므로, 복용량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맞춰야 한다.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도 챙겨야 한다. 그러나 노인 중에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으로 특정 성분(예: 슈도에페드린, 나프록센 등)이 금기일 수 있어, 미리 복용 가능한 제품을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온병원 노년내과클리닉 은명 과장은 “어린이와 노약자는 체중·연령·건강 상태에 따라 약물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며 “무심코 성인용 약을 나눠 쓰거나, 평소 복용하던 약을 연휴 동안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대한종합병원협회(회장 정근)는 가정상비약은 직사광선이나 습기를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복용 전에는 용법·용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 여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