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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제발”, 70대 전직 간호사의 아름다운 동행

온병원에 100만 원 든 봉투 건네고 사라진 익명의 천사

투석환자 돕고 싶던 평소 소망 담아 기부 작은 보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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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일 오후 5, 퇴근길 발걸음이 분주하던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 1층 고객지원센터에 백발이 희끗한 70대 후반의 여성이 조용히 들어섰다.

짙은 네이비색 상의에 붉은색 바지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할머니는 목에 두른 하얀 머플러만큼이나 깨끗하고 온화한 인상이었다. 안경 너머 비치는 눈매에는 오랜 세월 환자들을 돌봐온 간호사 특유의 사려 깊음과 강인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두툼한 하얀 봉투를 손에 쥐고 약간 주저하던 할머니는 고객지원센터장인 정복선 간호이사에게 다가가 수줍게 봉투를 내밀었다. 할머니는 얼마 들어있지 않지만,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좋은 곳에 써달라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정 이사가 건네받은 봉투 속에는 5만 원권 지폐로 정성스럽게 담긴 현금 100만 원이 들어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한 달 생활비이자, 누군가에게는 평생 아껴 모은 소중한 정성이 담긴 거금이었다.

 

이름보다 마음이 중요끝내 신분 밝히지 않아

 

정 이사는 기부자의 숭고한 마음에 감사를 표하며 병원 규칙상 성함과 연락처를 재차 물었지만,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끝까지 자신의 신상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 손에 검은색 가방을 메고 다른 손엔 짐을 든 채, 차들이 가득한 거리로 나서는 할머니의 뒷모습은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것조차 쑥스러워하는 듯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기부의 계기를 묻는 질문에 할머니는 평소 돕고 싶었던 혈액투석 환자가 있었는데 최근에 세상을 떠나 마음이 쓰였다, 특정인을 지정하는 목적 기부 대신 병원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곳에 사용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전직 간호사로서 의료진 노고 잘 알아훈훈한 격려

 

특히 기부 할머니는 온병원 설립자인 정근 원장의 평소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에 깊은 감명을 받아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정근 원장님이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것을 보고, 적은 액수지만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할머니는 자신 역시 과거 간호사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같은 길을 걸어온 후배 격인 정복선 이사에게 아픈 사람들을 돌보느라 애쓰시는 모습이 귀하다며 따뜻한 격려의 말을 남겼다. 병원을 나서는 할머니의 걸음걸이는 비록 세월의 무게로 조금은 느릿했지만,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했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 보였다.

온병원 정복선 간호이사는 간호사 선배님이 건네주신 소중한 기부금에는 환자를 사랑하는 평생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온병원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우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한파가 몰아닥친 요즘, 복잡한 도심의 소음 속에서도 묵묵히 이웃 사랑을 실천한 이름 없는 할머니 천사의 선행이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작으나마 기부합니다. 늘 감사합니다하고 겉봉투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기부할머니는 점점 피폐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잊지 못할 온기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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