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담도 질환 공포, 정밀 조기진단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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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담도 질환 공포, 정밀 조기진단이 답이다”
부산 온병원 박은택 센터장, EUS 5천례·ERCP 3천례 돌파
응급 시엔 즉각 정밀검사로 ‘소리 없는 암’ 선제 대응 강조
최근 통계청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6%에 불과하며 담도암 역시 28% 수준으로 타 암종에 비해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담도 질환은 발견되었을 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진행성 암인 경우가 많아 대중의 공포심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복부 초음파나 CT, MRI의 한계를 뛰어넘어 췌담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부산 온병원 췌장담도센터 박은택 센터장(전 고신대의대 췌장담도내과 교수)의 최근 진료실적과 주요 임상 사례 분석을 통해, 췌담도 질환의 발병 경향과 조기 진단 및 선제적 치료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본다.

◆ ‘EUS 5,000건-ERCP 3,000건’ 기록이 갖는 의미… 고난도 시술의 달인
온병원 췌장담도센터 박은택 센터장 연구팀이 공개한 2021년 10월부터 2026년 5월 현재까지의 진료 통계를 살펴보면, 췌장과 담도 질환의 정밀 진단을 위해 시행한 내시경초음파(EUS) 검사 건수는 총 5,073건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고난도 내과 시술이자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역시 총 3,099건을 기록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EUS(내시경초음파)은 위·십이지장 벽에 내시경을 밀착시켜 췌장과 담도를 아주 가까이서 관찰하는 장비로, 일반 복부 초음파나 CT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크기의 초기에 숨은 종양이나 췌장 낭종을 잡아내는데 현존하는 가장 탁월한 검사법이다. ERCP(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췌관과 담관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병변을 확인하는 시술로서, 담도암의 확진뿐만 아니라 담관 결석 제거, 황달 완화를 위한 스텐트 삽입 등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고난도 중재 시술이다.
췌담도는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하고 시술 중 췌장염이나 출혈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이 있어 풍부한 임상 경험이 필수적이다. 박 센터장의 이번 실적은 지역 종합병원급에서도 대학병원을 능가하는 최고 수준의 고난도 췌담도 치료가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 입원환자 데이터로 본 췌담도 질환의 실태와 분석
박은택 센터장 진료실의 입원환자 통계인 총 4,394명을 대상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췌담도 질환의 역학적 특징과 환자들의 이용 행태가 명확하게 관찰되었다.
입원환자들의 진단명을 상세히 분류해 보면 ‘담낭, 담도 및 췌장의 장애’를 겪은 환자가 2,994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향후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거나 감별 진단이 요구되는 ‘췌장 및 간외담도관의 양성종양’ 환자가 922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미 췌장암이나 담도암 등 ‘악성종양(암)’으로 확진을 받은 상태에서 입원한 환자도 390명에 달했으며, 기타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는 88명이었다.
입원환자들의 연령과 성별 분포에서는 5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령별로는 60대 환자가 1,438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환자가 1,073명으로 그 뒤를 이어 60대와 70대 환자가 전체 입원환자의 과반수 이상인 57.1%를 차지했다. 50대 환자 역시 776명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으며, 그 외에 80대 453명, 40대 406명, 30대 178명, 20대 60명, 90대 8명, 10대 2명이 각각 입원치료를 받았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4세였으며 최연소 환자는 19세, 최고령 환자는 91세로 나타났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 환자가 1,775명인 것에 비해 여성 환자가 2,619명으로 집계되어, 여성 환자의 입원 및 검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특성을 보였다.
입원 경로와 재원 기간을 살펴보면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 변화가 눈에 띈다. 전체 입원 환자 중 응급실을 통해 다급하게 입원한 경우는 217건에 불과했던 반면, 외래 진료를 거쳐 계획적으로 입원한 경우가 4,177건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와 달리 많은 환자들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기 전 외래를 통해 선제적으로 정밀 검사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환자들의 평균 재원일수는 단 나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정밀한 사전 진단과 신속한 최소침습 시술을 통해 환자들이 긴 입원 기간 없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 실제 임상 사례로 보는 췌담도 질환의 세 가지 얼굴
췌담도 질환은 환자의 연령, 증상, 과거력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온병원 췌장담도센터에서 치료받은 대표적인 세 가지 실제 사례는 정밀 검사와 다학제 협진이 왜 중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첫째로, 정기 추적 관찰 중 숨어있던 ‘담낭암’을 발견해, 외과와의 협진으로 초고령 환자 구한 사연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A씨는 지난 2022년 복부 불편감으로 타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 종괴 의심 소견을 받고 박은택 센터장을 찾았다. 정밀 검사(MRI, EUS-FNA) 결과 췌장 부위에 11㎝ 크기의 거대한 양성 지방종과 담낭 찌꺼기(슬러지)가 확인되었다. 다행히 양성 질환이라 매년 정기 추적 관찰을 이어오던 중, 올해 3월 담낭 벽과 경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담낭암 의심 소견'이 발견되었다.
박 센터장은 즉시 정밀 평가(Liver MRI, EUS, ERCP 등)를 거쳐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팀으로 환자를 전과했다. 4월 14일, 1시간 45분에 걸친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고 조직검사 결과 최종 담낭암으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80대 고령임에도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 4년간의 끈질긴 정기 추적 관찰과 내과·외과의 신속한 다학제 협진이 초고령 환자의 생명을 구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복부 불편감으로 내원한 50대 남성은 암 전단계인 ‘췌장 낭종(IPMN)’을 선제적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었다. 평소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던 부산의 50대 남성 B씨는 최근 일주일간 약을 임의로 중단하고 흡연을 지속하던 중 복부 불편감을 느껴 입원했다. 박은택 센터장이 췌장 정밀 초음파 내시경(EUS)과 세침흡인 조직검사(FNA)를 시행한 결과, 췌장 체부에서 두꺼운 격막을 동반한 30㎜ 크기의 낭종이 발견되었다. 최종 진단명은 '췌관내유두상점액종용(IPMN)'. 이는 방치할 경우 췌장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암 전단계 병변’이다. B씨는 다행히 암으로 악화하기 전 정밀 검사를 통해 양성 신생물 단계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았으며, 사흘간의 짧은 입원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건강하게 퇴원했다.
반복되는 담석과 염증으로 고통받던 60대 여성은 고난도 ERCP 시술로 ‘급성 담관염’ 동반한 악성 종양 의심 소견을 잡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경남 거제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C씨는 과거 담낭절제술을 받았고 수차례 ERCP 시술을 반복했던 이력이 있었다. 최근 다시 복부 불편감이 심해져 온병원에 입원한 C씨에게 박 센터장은 즉시 ERCP(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 조영술)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간내담관과 총담관에 결석과 찌꺼기가 가득 차 있어 ‘급성 담관염’과 ‘담즙성 간경변증’이 동반된 위험한 상태였다. 특히 박 센터장은 시술 과정에서 좌측 간내담관에 점액을 분비하는 ‘악성 담관낭성종양(IPNB)’ 의심 소견을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연구팀은 즉시 양측 간내담관에 담즙 배액을 위한 스텐트 삽입술(ERBD)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C씨는 염증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고 증상이 호전되어 나흘 만에 퇴원했으며, 향후 악성 종양에 대한 정밀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 췌장·담도 질환 예방과 대처를 위한 3대 수칙
온병원 췌장담도센터 박은택 센터장은 “췌장암과 담도암은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이미 3∼4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며,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증상이 없더라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주기적인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췌장담도질환 명의로 평가받는 박 센터장이 제시하는 첫 번째 예방수칙은 50대 이상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몇 달 사이에 체중이 5㎏ 이상 줄거나, 위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명치 통증이나 소화불량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췌담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거다. 당뇨병이 갑자기 생기거나 기존 당뇨가 악화되는 경우도 췌장암의 강력한 경고 신호라고 덧붙였다.
둘째로 황달 증세는 즉각적인 응급 신호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눈동자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갈색 소변, 전신 가려움증은 담도가 막혀 담즙이 역류할 때 생기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때는 지체 없이 담도를 개통해주는 ERCP 시술이 가능한 전문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췌장 낭종(물혹) 및 가족력 있다면 정기적으로 EUS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최근 검진의 발달로 췌장에서 물혹(낭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 낭종과 같은 선행 병변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상도가 가장 뛰어난 내시경초음파(EUS)를 통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거다.
박은택 센터장은 “췌담도 질환은 더 이상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이 아니다”고 설명하고, “임상 데이터가 보여주듯 평균 재원일수가 나흘 내외일 정도로 최소침습 시술(EUS·ERCP)을 통한 신속한 진단과 퇴원이 가능하다”며 꾸준한 정기 검진과 이상 증상 시 즉각적인 정밀 검사만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