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병원 반발에도 현 감염관리료 산정기준 유지
지역 중소병원 반발에도 현 감염관리료 산정기준 유지
보건복지부, “상시 감염관리 인프라 유지 위해 불가피”
대한종합병원협회, “구인난 지방 중소병원 위해 개선을”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가 제기한 ‘감염예방·관리료 등급 산정 기준 개선’ 민원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불채택’ 처리를 통보했다. 정부는 감염관리 인프라의 상시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공간 기준의 낡은 규제가 지방 중소병원을 사면초가로 몰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지난 5월말 제안했던 ‘감염예방·관리료 등급 산정 기준 개선’에 대해 복지부가 ‘불채택’ 결정을 최근 통보해왔다고 29일 밝혔다. 복지부는 현행 감염관리료 산정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하면서도, “앞으로 관련 제도 검토과정에 대한종합병원협회의 이번 건의내용을 참고하겠다”고 회시했다.
‘감염예방·관리료’는 병원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관련 감염을 예방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한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요양급여(수가)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대한종합병원협회에 회시한 답변을 통해, 복지부는 ‘감염예방·관리료’가 상시적 감염예방·관리를 위한 기본 인프라 확충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보상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전담 인력의 인건비와 감염관리실 운영 소요 비용 등을 환자당·입원일당으로 보전하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또한, 전담 인력이 의료기관에 충분히 상주하며 상시 관리 체계를 통해 감염 발생과 확산을 사전 예방해야 하는 목적이 있으므로, ‘평균 병상 수 대비 인력 수’에 따른 등급별 차등 보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복지부는 중소병원의 전문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해 이미 2019년 1월부터 인력·인증·KONIS 기준이 완화된 3등급 수가를 신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제안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관련 제도 검토 과정에서 참고하도록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복지부의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정부 정책 간의 심각한 상충과 구조적 모순이 지방 중소병원을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하며 민원 제기 배경을 밝혔다.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지난 2018년 4월 복지부가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기준을 ‘허가병상 수’에서 ‘평균 입원환자 수’로 전격 전환해 통계적 착시를 없애고 실효성을 거둔 모범 사례가 있음에도, 감염예방·관리료는 여전히 과거의 모순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현행 감염예방·관리료 체계의 3대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현행 제도가 구조적인 적자를 유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병상가동률이 60∼70% 수준에 불과한 지방 200∼300병상 규모 중소병원은 환자가 150명만 있어도 300병상 기준의 전담 인력을 100% 고용해야 해 막대한 고정 인건비가 지출된다. 반면 국가는 실제 입원한 ‘150명분’의 수가만 지급해, 인력을 고용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다.
이 감염관리료가 수도권 대형병원 중심의 독식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다. 항상 가동률 90%를 상회하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병상 수와 환자 수가 일치해 투입 인건비 이상의 수가를 안정적으로 회수하지만, 구인난 속에서 고연봉을 주고 인력을 겨우 구한 지역 중소병원은 배정받는 수가 총액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과거에는 등급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유휴 병상을 자진 축소하는 미봉책이라도 쓸 수 있었으나, 최근 정부가 ‘병상 수 총량 관리제도’를 본격 도입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진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지방 중소병원이 감염관리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감염예방·관리료 등급 산정 분모를 ‘평균 입원환자 수’로 전환하고, 지역 의료기관에 한해 ‘허가병상’ 기준 폐지 및 ‘평균 운영병상’ 기준을 도입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