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일상화, 온열질환 넘어 식중독·방광염까지
폭염의 일상화, 온열질환 넘어 식중독·방광염까지
온병원 통합내과, 폭염중대경보 대비 “슬기로운 여름나기 수칙”

기후변화의 여파로 여름철 폭염의 기세가 날로 매섭다. 경남 양산은 3년 연속 40도를 넘어섰고, 부산도 120여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단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극한의 무더위 속에서 전국의 병원 응급실과 외래 진료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폭염은 단순히 더위를 느끼는 수준을 넘어 체온 조절 중추를 마비시키는 온열질환을 유발하며,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폭염이 야기하는 건강 위협은 온열질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 급증하는 세균성 질환과 신체 대사 변화로 인한 숨은 질병들 역시 현대인의 건강을 정조준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30일, 부산 온병원 통합내과 유홍 부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폭염 시 꼭 알아두어야 할 건강 관리법과 슬기로운 대처 요령을 짚어보았다.
치명적인 온열질환, 그리고 방심하기 쉬운 여름철 동반 질환
폭염 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연 열사병과 열탈진 등의 온열질환이다. 특히 올해는 관련 환자 수가 역대 최단 기간에 급증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온병원 유홍 부원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과도한 땀을 배출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나며 다양한 이차적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고 경고한다.
첫째로 기립성 저혈압을 꼽을 수 있다. 무더위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탈수가 일어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빈번해지며, 전체 저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둘째는 식중독 및 장염이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는 살모넬라와 대장균 등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므로 음식물 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복통과 설사로 고생하기 쉽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게 여성 방광염이다. 여름철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고 피서철 물놀이 등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관련 환자도 급증한다.
온병원 통합내과, “외출시 무조건 우산이나 양산 등으로 햇볕을 가려야”
극한 폭염과 여름철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철저히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건강 수칙은 충분한 수분 섭취로 체내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평소에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하루 2ℓ 이상의 수분을 섭취해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장 질환 등 특이 체질이 아니라면 스포츠음료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카페인이 든 커피나 알코올은 오히려 이뇨 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유발하므로 피해야 한다.
둘째,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활동은 전면 자제해야 한다. 뜨거운 햇빛을 피해서 시원한 실내나 그늘에서 머물러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무조건 우산이나 양산을 써야 한다. 옷은 밝은 색상으로 착용해 햇빛 흡수를 막고 통풍을 돕는 것이 좋다. 양산이나 모자가 없다면 손수건, 스카프, 혹은 여분의 옷가지를 머리에 뒤집어쓰거나 목에 둘러 햇빛이 직접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목덜미는 체온 조절 중추가 있는 머리와 가까워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철저한 위생 관리와 음식물 조리 원칙을 준수하는 일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육류와 생선 등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음식은 가급적 생식을 피하고 완전히 익혀 먹으며,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안전하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다.
넷째로, 적정 실내 환경 조성 및 냉방기 관리하기도 중요하다.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크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실내 온도는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에어컨 필터는 주기적으로 청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이유 없는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 온열질환 초기 신호가 느껴지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온병원 유홍 부원장은 “폭염이 일상화된 환경에서는 개인 스스로 건강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책”이라며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들은 무더운 시간대 외출을 삼가고 주변의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