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 대지진 참사 베네수엘라에 온정의 손길
WHO·콩고AIP와 '다국적 구호망' 구축해 의약품 긴급 지원
대웅바이오·GC녹십자 협조로 소염진통제 등 3천만 원어치
사망자 5,500명·실종자 최대 5만 명…인프라붕괴 현지에 단비
국제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이 최근 규모 7.5에 달하는 연쇄 대지진으로 사상 초유의 대참사를 맞은 베네수엘라에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적 의약품 지원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그린닥터스는 당초 현지 직접 전달을 추진했으나 난항을 겪자, 세계보건기구(WHO)와 콩고민주공화국 NGO 단체를 연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개설함으로써 우회하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 이재민들에게 필수 의약품을 이달말쯤 전달하기로 했다.

■ "인프라 파괴로 수송 불가능"… WHO·콩고 AIP 연계해 물류 난관 극복
그린닥터스는 당초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현장에 의약품을 발송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의 파괴력이 워낙 거세 현지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 등 주요 교통·물류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되면서, 적십자사 측으로부터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의약품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그린닥터스는 베네수엘라 현지 한국 공관을 통한 직접 전달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했으나, 비싼 물류비용 발생은 물론 전달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다. 사업 포기 기로에 놓였던 그린닥터스는 극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및 범미보건기구(PAHO),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 통합개발가치 증진협회(AIPVDI-RDC)를 거치는 우회적이고 안전한 국제 구호 물류 채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지원 과정에서 그린닥터스재단과 콩고민주공화국 AIPVDI-RDC 간의 긴밀한 협력이 빛을 발했다. 양 기관은 향후 인도적 지원과 지속가능한 개발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하며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아우르는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 사망자 5,500명 넘어… 인프라 붕괴 속 ‘보건 비상’ 맞은 베네수엘라
현재 베네수엘라는 지난 연쇄 강진 이후 미증유의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및 현지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5,546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6,7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여진이 1,100회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매몰된 실종자만 최대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어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 카라카스 및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La Guaira) 지역 등은 건물의 80%가량이 완파되거나 중대한 파손을 입었다. 도로와 전력망, 수도관이 끊기면서 1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전염병과 식수·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현지 병원들은 폭증하는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의료 체계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직·간접 경제적 피해 규모를 370억 달러(약 50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 소염진통제·항생제 등 3천만 원 상당… 국내 제약사 온정 손길 이어져
이처럼 현지 의료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에서 그린닥터스가 긴급 발송하는 의약품은 지진 이재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품목들로 엄선되었다. 대웅바이오와 GC녹십자, 명인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이 뜻을 모아 흔쾌히 협조에 나섰다.
지원 품목에는 소염진통제, 감기약, 상처연고, 피부질환연고, 알레르기성 약품, 위장약, 항생제, 영양제, 파스 등이 대거 포함되었다. 이 가운데 대웅바이오 의약품(소염진통제, 항생제, 소화기 약품 등 980여 점, 약 3,300만 원 상당)과 GC녹십자에서 협조한 각종 감기약, 연고류, 수액 제제 등이 포함되어 2차 감염과 부상으로 신음하는 현지 이재민 구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은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질병 위험에 노출된 베네수엘라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온정과 인류애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물류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WHO 및 국제 협력 파트너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린닥터스는 앞으로도 전 세계 재난 현장에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번 베네수엘라 긴급 의약품 발송을 계기로 국제기구 및 글로벌 NGO와의 공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향후 전 세계적인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의료 지원 시스템을 가동할 방침이다. 지난 2022년 9월에도 경기도의사회, 부산 온병원, 아주약품·대웅바이오 등과 함께 전쟁으로 고통 받던 우크라이나에 19억여 원 상당(143만 달러)의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긴급 지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