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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86세 할머니, 코일색전술로 극적 회생

뇌동맥류 파열 거미막하출혈,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 급증세

뇌혈관 전문의·영상의학 인터벤션 의사 '다학제 협진'이 살려

부산 온병원, 고난도 응급 코일색전술-가성동맥류까지 해결

 

온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이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오른쪽 상단 얼굴은 영상의학인터벤션센터 최기복 소장.png

샤워 도중 벼락 맞은 듯한 두통86세 고령 환자의 위기

 

지난달 20일 밤 1130분경, 부산에 거주하는 A할머니(86)는 평화롭던 샤워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가족에 의해 119 구급대를 통해 부산 온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긴급 이송될 당시, 김 씨는 극심한 두통과 뒷목 통증, 구토를 호소했으며 수축기 혈압이 220 mmHg까지 치솟는 극도의 위독한 상태였다.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응급센터 의료진이 시행한 응급 뇌 CT 및 뇌혈관 조영 CT(CTA)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좌측 후교통동맥(Left P-com) 부위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발생한 거미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SAH)과 함께 뇌수두증까지 동반된 상태였다. 고혈압, 고지혈증, 백내장, 대상포진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80대 초고령 환자에게 뇌동맥류 파열은 치명적일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국내 뇌동맥류·뇌출혈 현황과 초고령화의 그늘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터지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일단 파열되면 이른바 벼락을 맞은 듯한극심한 두통을 동반하며, 환자의 3040%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통계청 의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뇌혈관 질환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뇌동맥류 및 거미막하출혈은 주로 5060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70대 이상의 초고령 환자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성별로는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 등의 영향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1.5배가량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높은 치명률이다. 특히 8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의 경우, 일반 성인에 비해 수술 위험성이 높고 회복력이 떨어져 사망률이 극도로 높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다.

 

골든타임 사수한 '코일색전술'과 예기치 못한 복병

 

위급한 상황 속에 놓인 A씨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산 온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이 즉각 응급 호출되었다. 내원 당일 새벽, 의료진은 전신마취 하에 응급 뇌동맥류 코일색전술(Coil Embolization)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코일색전술(Coil Embolization)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비개두술), 사타구니의 대퇴동맥 등을 통해 미세 카테터를 뇌혈관 내로 진입시킨 뒤, 파열된 뇌동맥류 주머니 속에 백금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추가 출혈을 막는 최첨단 미세 침습 수술법이다. 회복이 빠르고 고령 환자에게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수술 성공 후 중환자실로 이동한 A씨는 뇌수두증 치료를 위한 요수드레인(Lumbar Drain) 삽입술과 PICC(중앙정맥관) 치료를 병행하며 안정을 찾아갔고, 22일에는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등 호전세를 보였다. 같은 병원 재활의학과와 협진을 통한 급성기 초기 재활 평가까지 시작되며 순조로운 회복 밟는 듯했다.

그러나 닷새 뒤인 27,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코일색전술의 통로였던 우측 대퇴부 천자 부위에 멍과 혈종이 발생한 것과 동시에, 헤모글로빈(Hb) 수치가 8.7 g/dL에서 4.5 g/dL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대량 출혈 쇼크 상태에 빠졌다.

긴급 진행한 하지 혈관 CT(Lower Extremity CTA) 검사 결과, 우측 심대퇴동맥(Deep femoral artery)의 조영제 누출과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 복벽 혈종이 확인됐다.

 

대학병원급 명의들의 다학제 협진이 만들어낸 기적

 

초고령 환자에게 대퇴부 가성동맥류와 대량 출혈은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고난도 합병증이었다. 이때 부산 온병원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과 영상의학인터벤션센터 최기복 소장(전 부산백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간의 신속하고 긴밀한 응급 다학제 협진이 가동됐다. 최기복 소장 팀은 초음파 유도하에 가성동맥류 부위에 트롬빈(Thrombin 1000 unit)을 정밀 주입하고 압박 지혈 시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추가 출혈을 신속히 차단했다.

이후 적절한 치료와 철저한 경과 관찰을 거쳐, 이달 7일 시행된 진단검사에서 A씨의 혈색소(Hb 10.5 g/dL) 및 백혈구(WBC 5,470/µL) 수치가 모두 정상 범위로 완전 회복되었다. 흉부 X-ray상 관찰된 가벼운 폐렴 소견 역시 안정적으로 호전되며, 김 씨는 마침내 생사의 갈림길이었던 급성기의 모든 고비를 완전히 넘겼다.

 

의료계 지방종합병원에서도 초고령 중증 뇌질환 치료 역량 입증

 

이번 A씨의 회복 사례는 대한민국 초고령 사회에서 뇌혈관 질환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 정근 회장(전 부산광역시의사회 회장)“86세라는 초고령의 나이에 뇌동맥류 파열이라는 중증 응급 질환을 극복한 것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혈관 합병증까지 대학병원급 명의들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완벽히 극복해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며,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서울 대형병원 못지않은 신속한 응급 대처와 첨단 인터벤션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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