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커피 한두 잔, 간경화·간암 위험 낮춘다
하루 커피 한두 잔, 간경화·간암 위험 낮춘다
영국 바이오뱅크 35만 명 13년 추적… 미 소화기학회지 발표
카페인·설탕 상관없이 효과… 지방간 등 생활습관 교정에 도움
울주병원 간내과, “커피가 간섬유화 완화에 도움 입증 의미”

매일 무심코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간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커피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소화기학회지에 게재된 대규모 임상 연구에 따르면, 영국 생체자원은행(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35만 4,000명을 대상으로 13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집단에서 간경화, 간암 등 중증 간질환 발생 빈도가 대조군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예방 효과가 가장 현저하게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하루 1∼2잔의 적은 양을 마시는 이들 역시 간경화나 간암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낮아졌다는 연구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카페인·설탕 여부 무관… 커피 속 항산화 성분 주목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간 보호 효과가 카페인 함유 여부나 설탕 첨가 유무, 그리고 평소 음주나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관찰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간 질환 억제 효과가 카페인 자체가 아닌, 커피 원두에 포함된 또 다른 유효 성분에서 비롯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커피 속 항산화·항염증 물질이 간의 섬유화(조직이 딱딱해지는 현상)와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울주병원(병원장 정종훈·가정의학과전문의) 간내과 김익모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내과 교수)은 “이번 연구는 커피가 간 섬유화 및 중증 간질환 진행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27일 설명했다.
■치료제는 아니지만… MAFLD 등 생활습관 교정에 긍정적
다만 김익모 과장은 이러한 결과가 커피를 간질환의 ‘치료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커피와 중증 간질환 감소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나 작용 기전은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울주병원 김익모 과장은 “커피 자체가 간질환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특별한 의학적 금기증(위장 장애, 심한 불면증 등)이 없는 한 간질환 환자의 식이요법이나 최근 증가하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FLD)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 과정에서 보조적으로 유용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