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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 "혈관 침윤 안돼…장기생존 가능"

박광민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 뉴스1


부산 온종합병원이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아 삶을 포기하려던 60대 여성에게 '광역 췌장 전 절제술'을 시행, 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수술 성공은 그간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쉽게 수술을 포기하던 외과 의료계 관행에 새로운 수술 표준을 제시함으로써 췌장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주임교수)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63세 여성에게 10시간에 걸쳐 '간동맥 및 간문맥 합병절제를 포함한 광역 췌장 전절제술'을 시행해 암을 완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여성은 3개월 전부터 복부 불편감으로 집 근처 의원에서 약물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부산시내 종합병원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지난 6월 중순 온종합병원에 입원했다. 

환자는 평소 고혈압과 심한 당뇨질환을 앓고 있어 수술 전 내분비내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혈당 조절을 한 뒤 췌장암 절제술을 시행했다.
 

© 뉴스1


박 센터장은 환자의 암세포가 췌장은 물론 간동맥과 간문맥을 모두 침범한 상태여서 췌장을 통째로 들어내는 과정에 간문맥과 간동맥까지 잘라내고 다시 잇는 최고난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케이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한해 한건 정도가 있을 정도로 드문 케이스로 알려졌다. 특히 환자의 췌장암 세포가 혈관으로 침윤되지 않고 단순 유착된 상태로 판정돼, 이번 췌장 전 절제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환자는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이런 환자의 경우 수술해도 성과가 없다는 것이 간담췌외과계의 중론이었으나 최근 들어 새로운 항암제가 많이 개발됨으로써 적극적인 수술을 통해 생명연장의 길이 열렸다"며 "국내 췌장암 수술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수술 등 치료하기 힘든 췌장암이라고 하더라도 혈관 등에 침윤되지 않고 유착상태이면 얼마든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면서 "간담췌외과 전문의들은 결코 수술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될뿐더러 환자들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췌장암의 혈관 침윤 여부는 수술 전에는 알 수 없고, 수술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사례로 보듯이 만일 수술하지 않았다면 4기인 줄 알고 그냥 환자를 포기할 뻔 했는데 다행히 수술로 혈관 침윤이 없는 것임이 확인돼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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