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구구팔팔 건강을 위하여 /김동헌
세계보건기구가 건강이란 단지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은 것만이 아니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하고 양호한 상태라야 된다고 하고 있고 최근에는 여기에 영적(靈的) 건강까지 추가하고 있다.
경제와 의술의 괄목할만한 발전으로 인해 인간 수명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2004년 78세였던 것이 2014년 82.4세, 2019년 83.3세로 늘어났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멀지 않아 건강 100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장수 시대에는 신체적 건강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 습관의 관리로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고 검진을 통해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다.
우리가 어릴 때의 이전 시대에는 먹고 살기가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는 주로 영양 과잉이 문제가 되고 따라서 소식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근육은 감소하고 과잉 섭취된 잉여 칼로리는 복부지방으로 되고 여기에서 염증 산물과 인체에 나쁜 물질이 분비되어 노화도 촉진하고 암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걷기 운동,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고, 다섯 가지 색깔의 음식을 골고루 먹되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심뇌혈관 질환과 암의 예방 등 건강 유지에 필수로 인정되고 있다.
건강검진도 중요하다. 검진을 통해 건강의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은 제2의 예방에 해당된다. 특히 조기에 발견된 암은 거의 완치에 가깝게 치료 수준이 향상되었고 심근경색증과 뇌혈관질환도 적기에 병원을 방문하면 잘 치료할 수 있다. 우리 병원도 이에 대비하여 지역 응급의료기관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시키고 심 뇌 혈관 센터를 강화하여 심 뇌 혈관질환의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외상 부분도 각 지역 외상센터를 설치하여 중증외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또 건강검진도 저렴하면서도 간단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우리나라의 총체적인 의료서비스 수준은 세계 5위권 내에 들어간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이번과 같이 코로나19가 창궐해 국민과 의료계가 큰 고통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K방역이 세계에서 최고 수준에 있다고 자부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이 정신적 건강이고 특히 연세가 들어 치매가 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할지라도 인지장애로 자기조절도 되지 않고 자식과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면 신체적 건강은 의미가 적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뇌 운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신문 읽기 등 독서를 한다든지, 전화번호를 암기한다든지, 시나 노래 가사를 외운다든지 등등 뇌 운동을 열심히 하면 뇌세포가 활성화되어 치매가 늦게 오든지 예방된다고 한다.
사회적, 영적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은 어차피 나 이외의 사람과 섞여서 살아가야 한다. 해서 근심, 원망, 공포, 질투, 미움, 집착 등과 같은 마음의 갈등을 없애고 남과 함께 기뻐하고, 또 슬퍼할 줄 아는 가슴속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운전 등을 포함해서 기초 질서를 잘 지킬 뿐만 아니라, 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생각과 행동에서 얻을 수 있는 심적 평온이 중요하다. 이런 평온은 남을 위한 봉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흔히 우리가 봉사를 한다고 하면 꼭 돈이나 물질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데 그 외에도 친절하고 격려하는 고운 말, 남의 무거운 짐을 들어 주는 것, 환한 얼굴로 남을 기분 좋게 하는 것,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것 등등 돈 이외에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봉사는 무수히 많다. 또 성경에 보면 봉사하고 베풀되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되어 있고, 불교의 최고 경전인 금강경에도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해서 자랑 말고 조건 없이 봉사하라고 돼 있다. 우리는 햇볕으로 살아 가지만 태양은 뽐내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또 공기, 물 등이 없으면 아무런 생명도 살 수가 없다. 공기와 물이 생색내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생활을 해서 가깝게는 가족, 나아가 직장과 지역사회, 국가를 위한 삶을 영위함으로써 구구팔팔 건강 100세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온종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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