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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온다고 한 알 더?” 수면제 과용은 된다

밤낮 없는 무더위에 잠 설쳐, 연간 수면장애 진단 130만 명 돌파

최근 수면제 복용 후 부작용 호소하며 직접 운전해 응급실 찾기도

의사 처방 없는 임의 증량·대용 약물 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 위험

부산 온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수면다원검사와 전문의 진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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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밤, 심한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했던 80A씨는 약을 먹은 뒤 이상 증세를 느꼈다. 몸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그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직접 차를 몰고 집 근처 병원 응급센터를 찾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감행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의료진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약물로 인해 언제 의식을 잃거나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은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극도로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연일 밤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처럼 밤잠을 설치다가 잘못된 약물 복용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면장애로 진단받은 환자는 연간 1308,000명을 넘어섰으며,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분석 결과 성인 중 불면증을 겪은 누적 환자는 8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처럼 불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일시적인 수면 유도를 위해 의사와의 상의 없이 집에 남아있던 수면제를 임의로 늘려 복용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수면 유도 제품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대표적인 수면제인 졸피뎀을 처방받는 환자만 해도 연간 187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약물 복용이 오히려 치명적인 신체적·정신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잠 안 와서 한 알 더임의 증량이 부르는 기억 상실

 

불면증 환자들이 가장 자주 범하는 오류는 약을 먹어도 바로 잠이 오지 않을 때 한 알 더 먹으면 자겠지라며 복용량을 스스로 늘리는 것이다. 국내 수면제 처방 건수가 최근 12년 사이 4배가량 급증할 만큼 약물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임의 증량은 앞서 언급한 A씨의 사례처럼 통제 불능의 상황을 야기한다.

부산 온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수면제, 특히 졸피뎀 성분의 약물은 뇌의 기능을 강제로 억제해 잠을 유도하기 때문에 정해진 용량을 초과하면 심각한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15일 지적했다.

이 과장은 약효가 과도하게 돌면 약을 먹은 직후부터 발생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전행성 건망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잠이 든 상태에서 깨어나 자신도 모르게 운전을 하거나 음식을 먹고, 전화를 하는 등의 복합수면 행동(몽유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수면제를 복용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절대로 직접 운전해서는 안 되고, 즉시 안전한 곳에 정차한 후 119 구급차를 요청하는 것이 유일한 안전 수칙이라고 충고했다.

 

술 한 잔에 수면제는 자살행위대용 약물 동시 복용도 금물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신 뒤 잠을 청하려 수면제를 복용하는 행위는 의학적으로 절대 금기 사항이다. (알코올)과 수면제는 모두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두 성분이 몸 안에서 만나면 억제 효과가 몇 배로 증폭된다. 이는 심한 경우 호흡 마비나 수면 중 심정지 등 치명적인 응급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수면 유도 대용 약물이나 해외 직구 제품들을 기존 수면제와 섞어 먹는 행위 역시 간과 신장에 무리를 주고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튈지 알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불면증의 근본 원인 찾아야맞춤형 수면다원검사가 해법

 

전문의들은 여름철 일시적인 불면을 해소하기 위해 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수면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는 것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불면증 외에도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잠을 방해하는 숨은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병원 수면다원검사센터 이일우 과장(이비인후과전문의)잠을 이루지 못하는 원인은 개인의 심리적 스트레스부터 호흡기 구조, 중추신경계 문제까지 매우 다양하다원인을 모른 채 수면제만 복용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오히려 약물 의존성과 내성만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최근에는 하룻밤 동안 병원에 머물며 수면 중 뇌파, 호흡,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의 수면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이를 통해 불면증의 실질적인 원인을 찾고, 수면 위생 행동 치료나 양압기 치료, 안전한 약물 처방 등 본인에게 딱 맞는 맞춤형 치료를 받아야 안전하게 숙면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 없이 열대야 이기는 기본 숙면 수칙

 

전문의들은 약물에 의존하기에 앞서 생활 속에서 올바른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여름철 불면증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가장 먼저 휴일이나 전날 수면 여부와 상관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침상에 들고 깨는 기상 시간을 고수해야 생체 리듬이 깨지지 않는다. 실내 온도를 조절할 때는 에어컨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기보다 24도에서 26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기온이 너무 낮으면 냉방병이나 체온 저하로 인해 오히려 잠에서 자주 깨기 쉽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잠들기 직전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찬물이 피부에 닿으면 일시적으로는 시원하지만, 몸은 떨어진 체온을 다시 올리기 위해 심장 박동을 늘리고 열을 내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몸을 이완시켜야 한다.

또한 잠자리 환경 관리도 필수적이다. 침대에 누운 채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은 화면의 블루라이트가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뇌를 깨우므로 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밤늦게 치킨이나 맥주 등 야식과 음주를 즐기면 소화 기관이 쉬지 못해 깊은 잠에 들 수 없으므로 취침 전 최소 34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끝내야 열대야 속에서도 건강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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