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에 '보톡스'?
최근 미용목적으로만 사용하는 줄 알았던 보톡스가 변신하고 있다. 과민성 방광이나 척수손상 환자들의 신경인성 방광으로 인한 요실금의 치료에도 보톡스 주사법이 사용되고 있다.
온종합병원 비뇨의학과 김재식 과장은 “빈뇨, 급박뇨, 야간뇨와 절박성 요실금을 동반하는 과민성 방광의 치료엔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사용한다”면서도 “장기 처방해야 하는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구갈·변비·시력저하 및 인지능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방광 내 보톡스 치료가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방광 내 보튤리늄 독소 A형(보톡스)을 주사하게 되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어 방광근육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차단함으로써 방광근육을 이완시켜 요실금 등의 증상을 개선시킨다는 것이다.
하루에 여덟 차례 이상 화장실을 드나든다면 ‘과민성 방광’일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참기 어려운 배뇨감이 나타나는 ‘요절박’ △소변이 마려워서 잠을 제대로 이루기 힘든 ‘야간뇨’ △어리춤을 풀리기도 전에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을 말한다.
방광 내 보톡스 시술방법은 방광내시경을 이용하여 방광의 점막 밑이나 근육 20∼30군데에 직접 주사하고, 시술 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당일 퇴원할 수 있다. 다만 과민성방광과 척수손상에 의한 요실금의 보톡스의 치료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과민성방광의 경우 보톡스의 용량은 척수손상에 의한 요실금 치료에 사용하는 용량보다 적으며 주사 횟수가 적다. 한 번 시술 후 최대 42주간 추가 시술 없이 지속된다. 시술 부작용으로는 혈뇨와 요로감염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고, 드물지만 과민성방광의 경우 배뇨곤란으로 일시적으로 자가 도뇨를 시행할 수 있어 시술 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이 요구된다.
김재식 과장은 “척수손상 뿐만 아니라, 다발성 경화증·파킨슨병·뇌졸중 등으로 인한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흔히 배뇨근 과활동성이 동반되는데, 이 경우 약물 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입안이 마르거나 변비 등 과도한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함께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70%의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방광 내시경을 이용한 방광 내 보톡스 주사술로 치료해 볼 수 있다”고 했다.